
▲ 황원준 신임 교수
Q. 교수님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2025년 3월부로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부임하게 된 황원준 교수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전문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얼굴 인식, 제스처 인식, 의료 영상 처리 등 다양한 딥러닝 기반 신호처리 기술의 산업 적용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후 아주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조교수로 재직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고, 현재는 고려대학교 Signal Learning Lab을 운영하며 딥러닝 및 신호처리를 접목한 효율적인 신호 학습 방법론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다양한 연구 환경과 학제 간 경험을 쌓아온 만큼,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의 우수한 교수님 및 학생들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고려대에서 어떤 연구를 진행하게 되시나요?
제가 운영하는 Signal Learning Lab(SLL)은 ‘학습’이라는 개념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모델이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지속학습(Continual Learning), 사전학습된 모델만으로 목표 도메인에 적응하는 소스 프리 도메인 적응(Source-Free Domain Adaptation), 데이터가 들어오는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테스트 시점 적응(Test-Time Adaptation), 그리고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파운데이션 모델, 특히 CLIP과 같은 비전-언어 모델과의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한 적응적 학습 기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기존의 사전학습된 모델이 가지는 일반화 능력을 어떻게 대상 도메인에 맞춰 최적화할 수 있을지, 또 이 과정에서 기존의 지식을 잃지 않고 어떻게 보존할 수 있을지를 핵심 질문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三無(無데이터, 無학습, 無모델) 기반의 효율적이면서 강인한 신호 학습 방법론을 연구할 계획입니다.
Q. 연구 분야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요?
삼성종합기술원에서의 연구 경험은 저의 연구 방향과 교육 철학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당시 얼굴 인식 및 제스처 인식, 그리고 의료 영상 처리와 같은 실제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딥러닝 기술이 이론적으로 완성되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체에서는 단순히 높은 정확도 이상의 성능 지표, 예를 들어 연산 효율, 실시간 응답성, 신뢰성, 사용자 경험(UX) 등도 고려한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고, 이러한 요소들을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합니다. 또한 산업체와 학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론과 실용의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모델을 잘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기술이 어떤 사회적 가치와 실제적 효과를 가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현재의 연구도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있습니다.
Q.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는 것, 그리고 아직 세상에 널리 쓰이지 않은 미래 기술을 연구하는 일은 공학인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Re-search)’라는 단어 자체가 말해주듯, 연구는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다시(Re) 답을 찾아가는(Search) 과정입니다. 이미 찾아낸 해답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하나의 정답을 찾는 공부에 익숙했다면, 대학에서는 정답이 유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가장 적절한 해법’을 빠르게 찾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더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졸업 후에도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아직 세상에 정의되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갖고 있는 작고 사소한 궁금증이, 언젠가는 하나의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수 있고, 새로운 분야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와 저의 연구실은, 그런 탐구의 여정을 함께 걸어가며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